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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og

남캘리에서 가을 여행 하기 : 사과 마을 Julian 줄리안

by Bokie 2022.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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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남부 캘리포니아는 사계절 내내 날씨가 온화하다보니 한국 처럼 가을 & 겨울을 즐길 겨를이 없다. 이제 어느덧 미국에 정착한지도 햇수로는 6년차이다. 사실 워낙 추운 계절 자체를 안 좋아해서 한국 놀러 갈때도 겨울은 피해서 가는데 요새는 이맘때쯤되면 노랗게, 빨갛게 물들어가는 단풍이 그리워진다. 

남캘리 근처에 단풍 구경하러 가는 곳 중 가장 유명한 곳은 비솝 Bishop인데 엘에이서 4시간 운전해야해서 당일로 다녀오기에 무리가 있어 엘에이에서 좀 더 가까운 줄리안이라는 곳으로 당일로 다녀왔다. 줄리안은 테메큘라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도시로 사과로 유명한 조그만 시골 도시다. 큰 건물도 하나 없고 정말 한국 시골 온 것 같이 조용한 동네다. 아침에 출발해 약 두 시간 정도 운전하니 도착했다.

JULIAN 줄리안

Regulars Wanted - Beanery Corporation

아직 오전이고 날씨가 좀 쌀쌀해서 내가 여행에서 제일 좋아하는 로컬 커피집 찾기를 먼저 해봤다. 동네가 많이 작아서 카페도 별로 없다. 올드타운 거리 맨 끝 쪽에 있는 카페에 들어왔다. 다들 커피 한 잔 씩 사서 나가느라 줄이 길다. 따뜻한 라떼라떼와 차이라떼 그리고 시나몬롤을 샀다. 시나몬롤 사면 당연히 데워줘야지... 센스없게 딱딱한 걸 주네?

coffee-and-cinnamon-roll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도란도란 얘기하다보니 해가 금방 뜨고 날이 더워 지기 시작한다. 몇 블럭 안 되는 올드타운 거리를 걸으면서 재밌는 상점들을 구경한다. 근처에 광산이 있었는 지 광산 관련된 기념품들도 있고 다양한 시즈닝도 팔고 오가닉 스낵들도, 사과 파이 집도 보인다.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소소한 구경거리가 꽤 있어서 그런지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다.

 

Julian Pie Company

줄리안에서 제일 유명한 사과파이집이다. 여기 오는 모든 관광객들이 하나씩은 사가는 게 사과 파이인 것 같다. 꽤 일찍 줄섰는데도 근 40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다. 종류도 꽤 여러가지다. 오리지날 사과파이, 무설탕 사과파이, 크럼블 사과파이, 피치애플, 체리애플 등등! 사실 피치애플이 체리애플이 있는 지도 몰랐지만 처음 먹어보는 거니 오리지날로 주문했다. 이미 구워진 걸로 샀는데 구워지지 않은 걸로도 살수 있어서 이거는 바로 집에가서 녹여서 오븐에 구우면 더 신선한 파이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Julian-pie-company-sign
pie-display

 

Julian Grille

사과 파이 가게에서 파이 하나 다 사가지고 열어서 한 조각 꺼내먹기도 귀찮고 해서 가볍게 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바로 길 건너에 있는 줄리안 그릴.. 동네가 정말 작아서 그런지 모든 가게 이름이 줄리안으로 시작하는게 너무 귀엽다. 진짜 시골 온 느낌! 뭐 특별한 메뉴 같은 건 없었지만 사과소스로 만든 Pulled pork 풀드 포크(돼지고기를 결대로 잘게 잘라서 만든 것) 샌드위치랑 치킨 누들 수프에 그릴 치즈 샌드위치를 시켰다. 해가 떠 있으면 따뜻한데 구름 뒤로 숨으면 쌀쌀해서 국물이 땡겼다.

Julian-grille

 

Julian Hard Cider

걷는 것도 재밌고 구경하는 것도 재밌긴 한데 너무 동네가 사실 조용하고 작아서 할 건 많지가 않다. 아쉬워서 또 뭐 있나 찾아보니 애플사이다 양조장이 있어서 테이스팅이나 해볼까 하고 들렀다. 한국에서는 사이다 하면 스프라이트나 칠성사이다 탄산음료를 떠올리는 데 미국에서는 하드 사이다를 떠올린다. 증류하면서 알코올이 들어있는 단 소다? 탄산수? 같은 건데 마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걸로는 앵그리 오치드 Angry Orchard 라는 애플 사이다가 제일 유명하다. 사과가 유명한 곳이라 애플사이다 양조장도 있는 듯!

 

apple-cider-mill
inside
flight

여섯개 하드 사이다가 들어있는 플라이트가 $15불이다. 사진처럼 반 컵 정도 여섯개 종류의 애플 사이다를 따라주고 나름 안주로 프레첼도  같이 준다.어떤 건 더 식초같이 새큼하고 어떤 건 더 달고 애플 사이다를 좋아하는 나에겐 재밌는 경험이었다.

 

솔직히 단풍 구경, 가을 구경하러 온 당일치기 여행이긴 하지만.. 사실 별로 단풍은 보지를 못해서 ㅎㅎㅎㅎ 차타고 나오는 길에 조그만 저수지라기엔 크고 아주 큰 물웅덩이가 있어서 잠깐 사진이나 찍으려고 내렸다. 근데 철조망으로 둘러쌓여있고 경고:  오염된 물이라고 써져있다 ㅋ.... 물에 다가가지 말라고 적혀있으니 멀리서 사진이나 한 장.. 여기서 보는 풍경은 꽤 그럴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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